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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연상호 감독의 신작, 정이 후기

by 박카-쓰 2023. 2. 24.

1. 아무것도 모르고 봤는데 감독이 연상호

깜짝 놀랐습니다. 무심코 넷플리스에 떠 있길래 클릭해서 보았던 영화가 연상호 감독일 것이라고는요. 연상호 감독님은 다들 아시다시피 부산행으로 유명하신 감독님입니다.(말아먹어서 이야기할수 없는 여러 넷플릭스 상영 영화들도 있지만요) 거기다 잘 몰랐지만 뉴스같은 곳에 고 강수연님이 출연해 더욱 화제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화 자체는 솔직히 저예산인 티가 나는 영화입니다. 로케이션도 그렇게 많지 않고, 승리호나 고요의바다에서 보여줬던 것과는 분명 싼티가 나긴 합니다. 그렇지만 그런 것들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연상호 감독님 특유의 색채가 영화 전반에 진하게 묻어 있습니다. 다크하면서도 밝은 색감과 인간에 초점을 맞춘 대한민국 색채가 다분히 묻어있는 SF장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말이죠. 세계관도 나름 개연성을 붙잡아 놨지만, 저는 이 세계관이 연상호 감독님 유니버스로 해서 다 이어지게 만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조금 해 봤습니다. 이전 좀비 세계관에서 우주로 옮겨간 것 이외에는 크게 달라진것도 없기 때문이죠.

 

2. 간단한 줄거리

뇌복제를 통한 전투 AI를 만드는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주인공은 용병이었던 어머니 정이의 뇌를 연구합니다. 그 상황에서 일어나는 윤리적인 갈등과 로봇의 화려한(?!) 액션이 펼쳐집니다. 어머니의 뇌를 복제한 것은 어머니가 아니다 라는 식의 윤리를 주입하고 강제하는 방식인데요, 하지만 그게 쉽습니까? 주인공은 정이를 도와 연구소를 탈출하려 하고, 그 과정에서 어머니의 인간성을 없애보려고 하지만, 정이는 주인공을 딸 아닌 딸같이 아련한 눈빛으로 쳐다보며 열심히 또 탈출하려고 싸운단 말이죠. 이게 무슨말인가 싶지만 놀랍게도 사실입니다. 즉, 어머니(정이) > 딸(주인공) > 같이 탈출하려고 싸움 > 그 과정에서 딸이 어머니의 인간성을 줄임(탈출하게 하기 위해) > 탈출함 > 해피엔딩..?

 

3. 총평

해피엔딩은 아니다. 디스토피아적이고 SF적인 연상호 감독님의 대표작인 부산행만 봐도 단 둘만 살아남지 않는가. 여기선 단 한명만 살아남는다. 잘 만든 SF는 아니다. 저예산같은 싼마이도 나고 대내외 평가들도 좋은 결과를 내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세계관도 진부한 자막으로 대충 설명하고 지나간다. 마치 내 세계관은 이러니 너희들은 그냥 이해해 라는 느낌이다. (무슨 사극도 아니면서 SF가 이렇게 해도 되는건가?) 액션은 훌륭하다. 잘 싸운다. 로봇도 잘 싸우고 사람도 잘 싸운다. 이렇게 잘 싸우는데 왜 영화는 그렇게 만든거지… 신파도 없고, 유머도 없고, 시도는 하지만 다 망한다. SF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세계관이다. 뇌를 복제할 정도의 기술인데 암세포 하나 정복 못하고 “너 곧 죽음” 이러는게 말이 되는가? 그리고, AI의 윤리를 이야기할 것 같으면 제대로 다루던가. 이도저도 아니면서 애매한 느낌이 많이 든다. 하지만, 결론. 연상호 감독님 특유의 색채를 좋아한다면 볼 만하다. 비록 10초 넘기기 버튼을 많이 누르긴 했어도 단편영화같이 봐 달라는 감독님의 말을 생각한다면 영상시간이 긴 단편영화를 뚝딱 해치웠다는 느낌은 확실히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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