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6.25 한국전쟁 이야기를 다룬 할리우드 영화, 디보션 후기

by 박카-쓰 2023. 2. 25.

1. 영웅의 일대기. 영화가 아닌 일대기가 등장하네요

넷플릭스 신작 디보션이 2023년 새해를 맞아 공개되었습니다. 미국 해군 최초의 흑인 조종사의 이야기를 다루는데요, 넷플릭스 소개 이야기 자체가 6.25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다고 되어 있어 무심코 재생을 눌렀다가 설명을 보고 다시 영상을 틀었던 기억이 납니다. 주인공은 제시 L. 브라운 소위의 이야기를 위주로 흘러갑니다.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여러 드라마가 있었죠. 작년 개봉했던 흑인 야구선수의 이야기인 재키 로빈슨의 영화와도 비슷한 느낌으로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주인공 제시의 파트너였던 톰 허드너의 시선으로 영화는 시작합니다. 영화의 절반은 흑인인 주인공이 군대 내에서 모멸과 인종차별을 겪으면서 성장하는 이야기로 그리려고 노력한 시도가 보입니다. 그러나, 영화의 기승전결에 있어서 주인공이 당했던 인종차별과 그것을 극복하려고 시도하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전혀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단순히 인종차별을 당하는 고등학생같이 툴툴거리기나 하고, 주변 수병들이 받들어주니까 정신차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2. 장진호 전투 빠진 장진호전투 이야기

중공군이 한반도로 넘어오는 중대한 시기에 고립된 미국 해병대가 성공적인 후퇴를 통해 중공군의 발목을 잡았던 장진호 전투의 이야기를 많은 분들이 아실 겁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6.25 전쟁의 배경과 전투의 이야기는 전혀 말하지 않고, 단편적인 수준에서만 언급하고 넘어갑니다. “제군들. 미국 해병대가 고난에 빠져 있으니 우리 항공대가 가서 도와줍시다””네!”하는 뉘앙스입니다. 장진호 전투에서 미군의 사상은 해병대만 전사상자 4천명에 달하는 매우 치열한 전투였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죽는건 주인공 뿐이죠. 과연 이 영화가 장진호 전투를 담은 것인가? 하면 아니라는 이야기죠. 게다가, 주인공의 위대함과 역사적인 훌륭함 또한 보이지 않고, 탑건과 같이 손에 땀을 주는 것도, 희열감을 느끼게 하지도 않습니다.

 

3. 총평

영화 전반적으로 디테일에 대한 노력은 보입니다. 항공모함에 돈을 많이 쓴 탓인지 항공모함에서의 이착륙 장면을 매우 비중있게 다룹니다. 압록강 철교를 폭파할 때의 CG 수준도 준수합니다. 로튼토마토 92%의 준수한 평이 있고, 영화를 보기에도 초중반 늘어지는 면을 제외한다면 나름 볼만 했습니다. 영화를 보다가 아쉬운 장면이 있다면, 전투에 조금 더 힘을 쓰지 않은 점. 하늘에서 내려온 콜세어가 중공군을 아주 예쁘게 쓸어담는 부분이 성에 차지 않았던 점이 바로 그것입니다. 편집적인 면에서 본다면, 주인공 얼빡샷이 계속 나오는데, 탑건의 주인공 얼굴 클로즈업샷이나, 아이언맨 얼굴 클로즈업샷도 아닌 것이 다큐 드라마 성격의 영화에서 계속 나오는것은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면이 있었습니다. 윙맨이었던 톰 허드너와의 동료애 또한 아주 애절하게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그저, 비즈니스 동료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느낌밖에 받을 수 없었죠. 그래서 최종신에서 윙맨이 같이 추락했던 것도 영화 자체가 공감대를 형성하게 만들었다고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랜만에 개봉했던 전쟁영화라는 면에서는 아주 훌륭합니다. 비록 영화 자체는 흥행에 참패했지만, 넷플릭스를 통해서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장진호 전투에 대해서 알아가고, 흑인 영웅인 제시 브라운 소위의 이야기를 알게 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고 보입니다.

댓글